설문조사에서 87%가 '사고 싶다'고 답했다.

그래서 3천만 원을 들여 제품을 만들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실제 구매 전환율 2.3%. 창고에 쌓인 재고 2,400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사고 싶다'와 '지금 결제하겠다'는 완전히 다른 행동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친절하다. 좋아 보이면 좋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순간, 그 친절함은 사라진다. 95%의 신제품이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장이 '진짜로' 원하는지 확인하기 전에 돈을 쓰기 때문이다. 순서를 뒤집어야 한다. 먼저 결제 버튼을 눌러보게 하고, 그 다음에 만들어라.

더미 사전판매 페이지는 완성된 제품 소개 페이지가 아니다.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시장의 구매 의향을 측정하는 실험 도구다. 핵심은 '결제 버튼'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메일을 수집하거나 '관심 있어요'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결제 버튼 클릭률은 실제 지갑을 열 의향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보여준다. 이 숫자가 낮으면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이 숫자가 높으면 확신을 갖고 제조에 들어갈 수 있다.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업이 말하는 MVP 검증을 뷰티 브랜드에 적용한 것이 바로 이 더미 페이지 전략이다.

 

1단계. 6가지 필수 블록을 이해하라. 전환율 높은 랜딩페이지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구조가 있다.

첫째, 헤드라인. 3초 안에 '이건 나를 위한 것'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한 문장이다. 
둘째, 문제 제기. 타깃 고객이 겪고 있는 고통을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셋째, 해결책 제시. 당신의 제품이 그 고통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설명한다. 
넷째, 증거. 성분 데이터, 임상 결과, 또는 초기 사용자 후기 등 신뢰를 주는 요소다. 
다섯째, 가격. 얼마에 살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여섯째, 결제 CTA. '지금 사전예약하기' 버튼이다. 
이 6가지가 하나라도 빠지면 전환율은 급락한다. 반대로 이 구조만 지키면 디자인이 투박해도 전환은 일어난다.

 

2단계. 노코드 도구를 선택하라.

세 가지 옵션이 있다. 노션은 무료이고 30분 내 완성 가능하다.
슈퍼노트(super.so)나 노션사이트 기능을 쓰면 독립 URL도 얻을 수 있다. 다만 결제 연동이 제한적이라 토스페이먼츠 링크를 버튼에 걸어야 한다.
아임웹은 월 기본 요금이 있지만 결제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고 한국 시장에 최적화됐다.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 브랜드 톤 앤 매너를 맞추기 좋다.
페이지플라이(PageFly)는 쇼피파이 앱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다면 최선의 선택이다.
드래그 앤 드롭으로 랜딩을 만들고 쇼피파이 결제와 바로 연동된다. 국내 타깃이면 아임웹, 해외 타깃이면 페이지플라이, 예산이 0원이면 노션으로 시작하라.

 

3단계. 30분 안에 페이지를 완성하라.

시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며칠을 끌게 된다. 30분 타이머를 켜고 다음 순서로 진행한다. 처음 5분은 헤드라인과 서브 헤드라인 작성.
다음 10분은 문제-해결책-증거 섹션 작성. 다음 5분은 가격과 결제 버튼 배치. 마지막 10분은 전체 흐름 점검과 URL 설정. 완벽할 필요 없다.
이건 출판물이 아니라 실험이다. 데이터를 모은 뒤 수정하면 된다. AI로 제품 목업 이미지를 만들고, 클로드나 ChatGPT로 카피를 작성하면 30분은 충분한 시간이다.

 

4단계. 결제 버튼 클릭률을 측정하라.

페이지를 올렸으면 트래픽을 보내야 한다. 메타 광고에 5만 원만 써도 1,000명 이상의 방문자를 확보할 수 있다.
이때 측정해야 할 핵심 지표는 결제 버튼 클릭률(CTR)이다. 방문자 100명 중 몇 명이 결제 버튼을 눌렀는가.
업계 평균을 보면, 3% 이상이면 강한 수요 신호, 1~3%면 콘셉트 수정 후 재검증, 1% 미만이면 이 제품은 만들지 않는 게 낫다.
클릭 후 실제 결제까지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품절' 또는 '사전예약 마감' 페이지로 리다이렉트하면서 이메일만 수집해도 된다.
중요한 건 결제 의향의 강도를 숫자로 확인하는 것이다.

 

5만 원으로 시장의 대답을 듣는 것과 5천만 원을 묻어버리는 것.

차이는 단 하나다. 결제 버튼을 두었느냐, 두지 않았느냐. 더미 페이지는 제품이 아니라 질문이다.
시장에게 묻는 것이다. 당신, 진짜로 지갑 열 거야? 그 대답을 듣기 전에는 아무것도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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